DEUCALION & PYRRHA-1편 폐허와 두명의 인간(6)

일행은 과학실을 나와 다시 어두캄캄한 복도를 따라 승강기로 향했다.

 

"지하 10층입니다"

 

지하 10층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제 14호실의 문을 열었다.

 

"자, 이제 어쩔 셈이지? 녀석들을 막아야 한다며?"

 

데우칼리온이 붉어진 얼굴을 하고서 물었다.

 

"물류창고에는 지게차 서너대가 있어요. 그걸 활용해서 바리케이드를 구축하는겁니다."

 

마크가 말했다.

 

"그래? 그런데 지게차에는 문이 없잖아? 그래서 측면을 대고 세우면 녀석들이 들어올게 뻔하지. 그렇다고 정면으로 세워두면 공간이 모자랄텐데 어쩔거냐고? 빈 공간을 메꿀 소재가 없잖아."

 

데우칼리온이 신경질적으로 반론했다.

 

"소재가 있지요. 저 많은 물품들을 담아놓은 나무상자. 저걸 뜯어내어서 이어붙여 판자로 만들어 수겹을 겹쳐놓으면 되지요."

 

"그럼 네놈이 그걸 다 해봐. 지금 공구 하나 제대로 갖춘게 없는데... 그럼 손으로 할 셈이냐?"

 

"손이 아니라 손도끼가 있죠."

 

마크가 과학실에서 가져온 손도끼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나무상자를 패기 시작했다.

 

"빌, 어서 지게차 몰고 와. 자기 스포츠카보다 지게차를 더 잘 모는 놈!!"

 

마크가 빌에게 농담을 섞어 명령했다.

 

"알겠어요, 털보!!"

 

빌도 농담으로 화답했다.

 

"젠장, 녀석들은 굳었다가도 저렇게 싱글벙글이야? 방금전 과학실의 녀석들 맞냐..?"

 

"데우칼리온, 우리도 뭔가 해야 될것 같은데?"

 

피라가 말했다.

 

"뭘?"

 

"혹시라도 녀석들이 바리케이드를 넘어서 온다면 우린 끝장이야. 그러니까 어서 총을 거치해두고 사격할 2차 바리케이드도 구축해야지.

 

"아아, 그렇군. 어서 상자를 날라볼까?"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입구로부터 20m 가량 떨어진 곳에 나무상자와 밀가루 포대를 쌓았다.

 

어느덧 마크와 빌도 바리케이드를 구축하기를 마쳤다.

 

시계가 오후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자, 이제 제법 그럴싸한 우리들의 성이 구축되었군. 이제 일상생활은 이 2차 바리케이드 둘레 안에서만 하는거다. 알아들었지?"

 

데우칼리온이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넷은 공복의 아우성을 느꼈다.

 

"그나저나 배가 출출한걸? 내가 왕년에 요리 좀 했지. 맞지, 제임스?"

 

피라가 물었다.

 

"개떡 같은 소리하네. 무슨 파스타를 육수에 담그고 먹어? 크크크!!"

 

데우칼리온이 그녀를 조롱했다.

 

"으으, 열받아. 넌 굶어, 오늘!!"

 

피라가 열이 받은듯 데우칼리온에게 으름장을 놓고선 취사도구 칸을 찾기위해 키보드를 두들기며 사라졌다.

 

"이봐들? 녀석 입맛이 좀 특이하거든? 각오하는게 좋을거야, 크크크"

 

데우칼리온이 무엇이 웃긴지 눈물까지 보여가며 입을 막고 웃었다.

 

마크와 빌은 그의 말을 반신반의하더니

 

"어? 아침에 챙겼던 크래커가 아직도 남아있네? 이거나 먹고 일찍이 자야겠다."

 

결국 빌은 피라를 배신했다.

 

"어이, 나눠먹는게 어때, 빌?"

 

데우칼리온이 허기진 늑대마냥 쏜살같이 빌의 코앞까지 들이닥쳤다.

 

"제임스 씨, 절 구해준 은인으로서 드리는겁니다. 다음부터 저한테 뭘 바라지 마세요. 이래뵈도 보급과에서 제가 짠돌이였으니까.."

 

빌과 마크가 미친듯이 웃어댔다.

 

"아, 빌.. 크크.. 요녀셕은 크크... 껌값도 아까워서.. 크크.. 여자친구랑 껌을 크크크하하하하!!!"

 

 데우칼리온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그는 속으로 "녀석들 방금 전까지 가족을 잃었다며 울고불고 했던 녀석들 맞아?" 라고 몇번을 되뇌었을 것이다.

 

"오, 마크. 제임스 씨한테 내 첫키스를 알려주다니..."

 

빌이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데우칼리온도 오랜만에 입을 크게 벌리고 한바탕 웃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지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나 혼자만 살아서... 미...미안...... 이제 배터리가 닳으면 네 얼굴도 못보겠지? 흐흑.... "

 

하며 휴대전화 속의 그녀를 보며 흐느꼈다.

 

갑자기 변해버린 분위기에 마크와 빌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비..빌... 다 괜찮을거야.. 그녀는 무사해. 그러니까 그만 눈물을 거두어."

 

마크가 그의 등을 토닥거리며 위로했다.

 

"선배님... 위로는 고맙지만... 크흑... 현실은.. 현실 맞죠?"

 

이때 갑자기 바리케이드 밖에서 총성이 울려 퍼졌다.

 

그 묵직한 소리는 아마 산탄총일 것이다.

 

"거기 누구 있습니까? 살려주세요!!!!"

 

"키아악!!!!"

 

"투앙!! 투앙!!! 투앙!!"

 

"뭐야? 갑자기?"

 

데우칼리온이 지게차 사이로 밖을 내다보았다.

 

한 남자가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마크, 빌!!! 총하고 도끼 들고와!!! 어서 판자를 뜯어내!!!"

 

"하... 하지만 우리들까지..."

 

"이기주의자가 되고 싶은거냐? 어서 오라고!!!"

 

"투앙!! 투앙!!"

 

마크와 빌이 서둘러 무기를 들고왔다.

 

"젠장!! 총알이.... 크악!!!"

 

괴물이 남자를 덮쳤다.

 

남자가 살기위해 개머리판을 휘둘러댔다.

 

"마크!! 어서 판자를 부수라고!!"

 

데우칼리온이 긴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마크가 허겁지겁 도끼를 찍어댔다.

 

"퍽!!! 퍽!!!"

 

괴물 한마리가 개머리판에 가격당하여 쓰러졌다.

 

그러나 뒤의 또다른 녀석이 그의 뒤에서 덮쳤다.

 

남자는 땅에 쓰러졌다.

 

이때 판자가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제임스!!! 판자를 열었어요!!!"

 

"좋아... 가는거다."

 

데우칼리온이 지게차에 기대고 있던 몸을 도약했다...

 

 

TO BE CONTINUED...

by 부산촌놈 | 2009/08/12 18:36 | 소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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